세미나
스케일을 넘어: 인공 추론과 발견의 기술
국가AI연구거점(NAIRL)이 9월 3일 서울 AI 허브에서 최예진(Yejin Choi) 스탠퍼드대학교 교수를 초청해 특별강연을 개최했습니다. 최 교수가 지난해 거점이 주최한 글로벌 AI 심포지엄(GAFS) 기조연설에 이어 다시 거점을 찾은 자리로, 강연은 사전 조율을 거쳐 연구자 중심의 학술·기술 세션으로 진행됐습니다.
최예진 교수는 스탠퍼드대 컴퓨터과학과 교수이자 스탠퍼드 인간중심AI연구소(HAI) 시니어 펠로우로, 엔비디아(NVIDIA)에서 Distinguished Scientist 겸 시니어 디렉터를 겸하고 있습니다. 2022년 맥아더 펠로우에 선정됐고, 타임(TIME)지가 꼽은 ‘AI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TIME100 AI)’에 두 차례 이름을 올렸으며, 자연어처리와 컴퓨터비전 분야 최고 권위 학회에서 시간의 검증을 통과한 연구에 주어지는 Test-of-Time Award를 두 차례 수상하는 등 상식 추론과 언어 AI 연구를 대표해 온 학자입니다.
‘Beyond Scale: The Art of (Artificial) Reasoning and Discovery’를 주제로 진행된 이번 강연에서 최 교수는 초거대 모델 중심의 경쟁 구도를 다윗과 골리앗에 빗대며 화두를 던졌습니다. 막대한 자원을 가진 소수의 최전선 연구조직과 그 바깥의 학계, 그리고 미국 밖의 연구 생태계가 마주한 격차를 전제로 받아들이되, 통념을 벗어난 데이터, 통념을 벗어난 알고리즘, 통념을 벗어난 협업이라는 세 가지 축에서 돌파구를 찾자는 것입니다.
최 교수는 이 관점을 구현한 최근 연구 흐름을 폭넓게 소개했습니다. 정답이 표시되지 않은 방대한 웹 텍스트를 강화학습에 쓸 수 있는 형태로 변환해 학습 데이터의 지평을 넓히는 합성 데이터 전략, 모델이 아직 풀지 못하는 문제를 선별해 학습이 실제로 일어나는 지점에 집중하는 접근, 데이터의 다양성을 왜곡 없이 측정하는 방법, 그리고 모델이 배포된 이후에도 눈앞의 문제에 맞춰 스스로 학습을 이어가며 과학·공학의 난제에서 새로운 능력을 끌어내는 시도까지, 규모의 경쟁 바깥에 남아 있는 연구의 공간을 구체적인 사례로 보여줬습니다. 작은 모델이 검색, 계산기, 전문화된 소형 모델은 물론 더 큰 모델까지 도구로 조율하며 적은 비용으로 높은 성능을 달성하는 구조도 함께 소개했습니다.
강연 말미에 최 교수는 최전선 모델 경쟁에서 이기는 것과 실제 현장에 널리 배포되고 쓰이는 것은 서로 다른 게임이며, 후자의 기회는 여전히 열려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공개 모델 생태계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지금, 잘 다듬은 데이터에 들이는 노력과 이기심을 내려놓은 공동 연구가 그 기회를 여는 열쇠라는 메시지입니다. 소버린 AI를 고민하는 한국의 연구 커뮤니티에 시사점이 큰 대목이었습니다.
이날 강연에는 KAIST, 고려대, 연세대, POSTECH 등 국가AI연구거점 컨소시엄 대학의 학생과 연구자, 파트너 기관 및 산업계 관계자 110여 명이 현장을 찾았고, 온라인으로도 100여 명이 참여해 총 210여 명이 함께했습니다.
강연 후에는 최 교수와 거점 참여교수 연구그룹의 소규모 연구미팅이 이어졌습니다. 고려대, KAIST, POSTECH 참여교수 연구팀이 각각 소속 학생들과 함께 참여해 강화학습 기반 추론, AI 에이전트의 이해와 제어, 효율적 추론 등 각 팀의 연구 주제를 놓고 심도 있는 논의를 나눴습니다.
국가AI연구거점은 앞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자들과의 교류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국내 연구 커뮤니티와 글로벌 AI 연구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